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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유현준 교수의 [공간의 미래] : 특유의 통찰력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by ArchiHub 2024. 12. 23.

안녕하세요.

 

최근에 독서를 자주하고 있는데 1주일만 지나도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퇴화된 뇌를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서 기억을 조금이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으로 책을 읽고난 후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작성합니다. 이 글은 책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공간의 미래」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어느 유튜브 채널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해당 채널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었다. "현재 많은 분야에서 AI기술을 적용하여 더 좋은 기술과 발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건축분야는 여러분야 중에서 AI기술을 적용이 가장 늦다는 통계가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순간 솔직히 맞는거 같았다. 현업에서 건축구조설계 업무를 하고 있지만 매일 같이 반복되는 구조해석, 구조계산서, 보고서 작업, 설계도면 등을 기계적으로 생산하는 하나의 기계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나의 고민이 필요한 과정도 있지만 대부분은 AI의 기술을 적용하면 생산성이 대폭 향상되거나 더 다양한 시도들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파트 설계를 하다보면 정말 공장처럼 똑같은 건물을 찍어낸다. 이것은 설계와 시공, 비용등의 효율성 문제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 되어갔고 그 아파트도 서로 비슷하게 생겼다. 나는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의 미래의 공간, 건축, 도시는 어떻게 변화 해야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계속 이런 건축 생태계에서 돈을 벌어야 할까? 동기들 중에 정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 건축학도 여러명이 이러한 생태계가 바뀌지 않으니 다른 업을 찾아 떠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어쩌면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기 위해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나라 건축의 미래에 대해서 여러가지 고민을 하게 되었고 저자의 해결방식도 볼 수 있어서 더 넓은 견해를 가질 수 있었다. 아직은 나는 이제 막 실무를 시작한 설계자이지만 나와 같은 젊은 설계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 이런 고민을 많이 할때 미래에 더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은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이 쉽게 읽을 수 있을것 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장은 1장, 3장, 6장, 9장, 10장이다. 모든장에서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에 변화할 공간의 개념을 다루고 새로운 관점으로 공간을 설명한다. 1장 "마당 같은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에서는 앞으로 바뀌어야 할 주거공간에 대해서 설명한다. 지금가지 4인가족을 표준으로 하는 지금의 공간은 바뀌는 것에 대해서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나는 유현준 교수가 자주 사용하는 공간 가치의 정량화가 재밌었다. 예를들어 집을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시간으로 표현한다. 저녁 7시부터 아침7시까지 집을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12시간을 주중에 사용하고 주말에는 48시간을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일주일에 108시간 정도 사용한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와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재택근무가 늘어나 집을 사용하는 시간이 더 길어진 것이다. 이럴경우 1.5배의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런식으로 공간의 가치를 정량화시킨다. 저자만의 가치평가의 방법일것이다. 예전에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도 이러한 방법으로 롯데타워와 현대신사옥으로 주가가치를 비교한적이 있었다. 공대생으로서 이 방법은 어느정도 흥미롭다.

다른 이야기는 가구가 차지하고 있는 영구적 점유면적에 대한 이야기다. 예전에는 우리나라는 잘 곳에다가 이불을 펴고 자고 아침이되면 이불을 치우고 밥상을 놓고 밥을 먹었다. 이렇게 목적에 따라 그 공간의 사용을 다르게 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가구가 그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공간마다 목적이 분명하며 영구적이다라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어 월세 50만원짜리 원룸에서 침대가 차지하고 있는 면적이 30%라면 침대가 15만원 월세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가구의 통폐합과 융합되어 공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같은 가격의 공간이라도 그 가치는 더 상승할 것이다. 그 밖에도 부엌의 위치, 서비스면적인 발코니에 대해서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및 건설기술이 발달함에 따라서 건축평면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발코니같은 캔틸레버구조가 3m이상되면 특별구조심의를 받아야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귀찮아서 3m이내로 만든다.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3m보다 더 길어질 수 있는데도 말이다. 발코니의 확장성은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한다. 우리는 개인소유의 정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파트는 1층에 공동소유의 정원만 있을뿐이고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정원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럴때 우리 공간은 더 풍부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활용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아파트가 벽식구조를 가지고 있다. 공간을 구조재인 벽으로 하고 있고 이것은 층간소음과 같은 많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벽식구조를 사용하면 굉장히 빠르고 효율적인 건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간의 변형이 불가능하다는 단점 또한 존재한다. 그래서 기둥식구조를 도입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독 설명한다. 나는 이것을  보면서 생각하는 것이 내부 인테리어 문제이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내부 인테리어가 완성된 상태에서 입주를 한다. 하지만 이것은 너무 개성이 없지 않은가? 나는 내부인테리어는 입주의 스타일대로 하는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건설비용에서 내부 인테리어 비용을 빼고 입주자들이 알아서 인테리어를 하는 방법 또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기사에서 본건데 중국은 골조랑 기본적인 설비만 시공하고 내부인테리어는 입주자들이 알아서 한다고 들었다.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학교, 교육 방식에도 여러가지 공간적인 방법으로 변화를 주는 것도 볼 수 있었다. 학교의 기능 중에서 지식 전달의 기능, 사회 공동체 경험, 아이들을 돌봐주는 탁아소의 기능이 있다. 개인적으로 사회 공동체 경험과 탁아소의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코로나시대에는 이 두개의 기능이 붕괴되었다. 저자는 사도삼촌(四都三村)의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말하고 있다. 4일은 도시에서 3일은 시골에서 보내는 것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어떻게 보면 더 다양한 경험과 위성학교에서 더 넓은 학생들과의 네트워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것을 제도적으로 완벽하게 만들려면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입시에만 초점이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성적으로 순위를 정해야하고 그것이 지금의 교육제도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된다. 진정한 교육은 무엇일까 고민을 하게된다. 획일화 되지 않고 다양한 교육 과정을 실행하기 위해서 개개인의 맞는 교육과정을 만든다면 빈부격차에 따른 부작용과 엘리트들의 그룹화가 더 심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교육과정의 중요한점은 낮은 출산율에 따른 어느 정도 실현가능성이 생겼고 학생 개개인에 맞는 교육과정을 통해서 더 다양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낮은 출산율, 교권의 성립, 위성학교, 새로운 공립학교 시스템 등 우리는 미래를 위해서 교육이라는 분야부터 바꿔야한다고 생각을 한다.

도로는 도시 공간에서 우리몸에 비유하면 혈관 같은 역할을 한다. 혈액을 계속 공급해준다. 이러한 도로가 차지하는 공간은 굉장히 넓다. 이러한 공간을 지하화해서 인간이 지상에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넓어진다면 공간의 활용성은 극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류교통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기술은 점점 발전해간다. 자율주행, 전기차, 하이퍼루프와 같은 다양한 물류, 교통의 발전이 지속된다면 도로의 공간은 지하화 하고 도로의 폭도 줄일 수 있다. 나는 이러한 생각을 학부생때 부터 해왔다. 드론과 자율주행으로 인한 공간의 변화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모든 도로의 지하화가 가능한지를 생각해보면 그 금액이 너무 클것이라고 생각한다. 땅을 파는게 생각보다 돈이 많이드는데 사실 우리나라 1년예산중에서 1~5%정도로 10년정도 갈아넣으면 가능할거 같다는 생각도 했다...! 뭐 나는 이런거에는 아는게 없다보니... 하지만 이러한 도로가 공원화, 주거화, 상업화 된다면 정말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공원의 형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공원이 정사각형 형태보다는 긴 직사각형 형태를 가질때 외부와의 접촉면적이 늘어나 더 좋은 공원이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흥미로 웠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공원으로 접근 가능한 면적이 넓어지니 더 많은 시냅스가 생길것이다. "인간은 천천히 걸을수록 좋고, 물류는 빠르게 이동할수록 좋다. 이 둘은 근복적으로 상충된다.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보내는 것이 지상을 '인간을 위한 느린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문구를 보면서 정말 이 사람 말 잘한다고 생각했다.

9장은 조금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일 수 있다. 청년의 집은 어디에 있는가? 당신은 공공지원 임대주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21세기 소작농은 월세라고 저자는 표현한다. 자산의 가격은 나의 월급보다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월급으로 저축만하면 가난해지는게 자명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정부에서 지원하는 청년임대주택 보다는 청년에게 주택을 빠르게 소유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야한다고 설명한다. 청년임대주택으로 편하게 살던 청년이 장년이 되면 그때는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주택을 포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정치가에게 또 다른 임대주택을 구걸하게된다. 정부에게 의존적인 삶이 된다. 이렇게 청년임대주택 정책은 청년을 정치가에게 존속되게 만들고 소작농으로 전락한다고 한다. 즉, 자본의 소유가 정부와 대자본가들만 소유하게 되는 조선시대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 또한 이러한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 나도 매일 같이 sh와 lh홈페이지를 보면서 임대주택을 찾는다. 월세를 조금이라도 아껴보고자하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만약에 정부에서 임대주택이 아니라 기존의 임대주택을 매매를 통한 청년에게 주택을 소유하게 해준다면 생각보다 더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 임대주택에 대한 불만은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서 공간의 크기를 줄이는 일이다. 솔직히 1인가구도 12평이상의 공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룸에 사는 청년들은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누워있기, 씻기, 작은 책상에서 노트북을 만지는 일 뿐일 것이다. 부엌은 좁아서 라면정도 끓여먹을 수 있고 세탁을하고 빨래대를 펼쳐놓으면 집은 한없이 작게 느껴진다. 이러면 청년들은 카페나 도서관이나 외부의 공간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소비가 더 커지고 더 가난해진다고 생각한다. 청년의 소비보다는 중장년층의 소비가 커져야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청년들이 집에서 온전한 휴식을 가지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내 집을 소유한다는 것이 경제적 자주와 독립을 이루는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현재는 청년들이 적당한 위치에 주거공간을 소유한다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나라의 부동산과 청년들의 주거형태는 어떻게 바뀔지 계속 고민하게 만드는 주제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공감이 많이 되었고 이러한 관점을 가지는 저자의 시각이 부러웠다. 나는 너무 사회에 순응하면서 아무생각 없이 살아온 것같다. 나도 사회의 틀을 깨야겠다는 생각을 만들게 한 책인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공간, 도시,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예를 들면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물리적 공간의 필요성(가상의 공간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 것 같다), 공공 공간의 역할과 구성방식에 대한 고찰(가구 구성의 변화, 연령층의 변화 등 사회적인 공간의 필요성이 변화하고 있다), 공간의 불평등과 사회적 격차(자본의 쏠림현상에 따라는 소작농의 증가와 도시 재생, 재개발 등의 근본적인 문제와 해결방법) 공간의 개인성과 공유성의 조화(1인가구의 증가에 따른 공간평면의 변화, 코리빙에 대해서), 지속가능한 공간(자연과 조화, 친환경건축: 목구조 형식, 진정한 의미에서 그린벨트의 필요성) 등등 이러한 것들이 있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것을 전부다 적지는 못했지만 평소에 일만하다보니 이 책이 조금은 재밌게 느껴진것도 사실이다. 미래의 우리공간은 어떻게 변화할까? 누가 가장 열심히 노력할까? 현재의 건축제도가 바뀔 수 있을까? 많은 의문점도 남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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